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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1-20 10:35
[제조업 중대재해사례] 질소 공급 미차단으로 인한 작업자 질식 사고
 글쓴이 : 경남안전기…
조회 : 10,364  


전용뷰어 보기 <---- 아래의 사진이나 그림이 보이지않으면 클릭!!!                    



질소, 세 번의 호흡만으로도 의식을 잃는다





질소가 끝없이 공급되는 반도체 생산설비 보수
B 사는 반도체 제조 대기업인 A 사의 공장에서 사용되는 설비를 납품하는 기업이다. A 사 공장에서 정비반으로 근무하는 B 사 소속 전기기사 구 씨와 황 씨는, 이날 A 사 공장의 OLED 패널 생산 설비인 UM5호기 내부를 점검하고 보수할 계획이었다. UM5호기는 수분과 산소에 취약한 OLED유리를 질소로 가득 채운 설비 내에서 봉지용 유리와 합치는 공정으로, 봉지용 유리가 공급되는 로드락챔버 통로와 이어져 있다. 오전 10시 40분. 작업 장소인 A 사 공장 9층에 도착한 두 사람은 B 사의 하청업체인 C 사의 막내직원 김 씨를 만났다. 설비 내부 진입은 처음인 김 씨가 말을 꺼냈다. “여기 그냥 들어가도 안 위험해요?”, 그러자 구 씨와 황 씨가 대답했다. “A 사 안전팀에는 며칠 전에 이야기 했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우리 야간근무자도 자동질소공급장치 차단 확인했다고 하던데”, “안전팀에 보고할 때는 클린룸 작업이라고 보고해서, 우리가
오늘 UM5호기에 들어가는 건 모를 수도 있을 걸? 조심해서 나쁠 거 없지.” 황 씨의 말에 동의한 그들은 UM5호기 내부에 외부 공기를 유입시켜 환기하기로 했다. UM5호기의 메인트도어(작업자 출입구)를 열어 둔 그들은 이후 식당으로 이동해 조금 이른 점심식사를 했다. 세 사람의 생각대로라면 식사를 마치고 온 뒤에는 충분히 환기가 됐을 터였다 .



충분히 환기된 줄 알았던 설비 내부, 그러나…
세 사람이 점심 식사를 하던 그 시각, 메인트도어가 열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UM5호기 내부의 질소 농도는 여전히 95%이상이었다. 이날 UM5 호기 내부 작업이 있다는 것을 몰랐던 A 사 측이 평소처럼 로드락챔버에 고농도 질소가스를 주입하는 수동 벨브를 열어뒀기 때문이다. 황 씨의 걱정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었지만, 세 사람은 수동 벨브의 존재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오후 12시 30분, 점심식사를 마치고 돌아온 세 사람. 이미 몇 차례 내부에 들어가본 경험이 있는 황 씨가 먼저 UM5호기 아래로 내려가며 김 씨에게 말했다. “내부 높이가 낮아서 오리걸음 걸어야 하니까 머리 조심하셔.” 뒤이어 구 씨도 UM5호기로 진입했다. 두 사람과는 다르게 시설 내부는 처음인 김 씨, 오리걸음에 대비해서 다리도 풀고 심호흡도 몇 번 하더니, 그래도 긴장이 가시질 않는지 앞서 내려간 두 사람에게 괜히 말을 걸었다. “대리님들, 저도 내려갑니다~!”

그런데, “………” 방금 전 바로 발 아래의 설비로 내려간 두 사람이 대답은커녕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다. 두 사람이 내려간 후 김 씨가 그들을 부르기 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10여 초 남짓. ‘겨우 10초만에 무슨 일이 생기진 않았겠지.’ 김 씨는 별 의심 없이 UM5호기로 내려갔다. 잠시 후 아래로 내려온 김 씨는 불과 몇 초 전에 자신보다 먼저 들어온 두 사람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놀란 마음에 숨을 몇 번 들이마신 김 씨의 눈앞도 순식간에 흐려지기 시작했다.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한 김 씨, 다시 사다리를 거꾸로 오르기 시작했지만 눈이 감기는 속도가 더 빨랐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눈을 뜨지 못한 세 사람의 사인은 무산소호흡에 의한 급작스런 혼수상태 및 질식. 위험성평가와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전형적인 인재(人災)였다.



이 사고, 막을 수는 없었을까?

| 사전에 위험성평가 및 관리감독이 이뤄졌더라면… |


이번 사고는 자동질소공급장치를 차단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통로에 존재하던 질소 공급용 수동 밸브와 연결통로가 차단되지 않아 발생했다. 인터록(잠금장치)이 산소농도와 연동되지 않아 극히 위험한 환경임에도 작업자들이 손쉽게 진입했다. 또한 A 사는 질소로 가득한 UM5호기를 밀폐공간으로 지정관리하지 않았으며, B 사는 작업계획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았다. 고정식 산소농도측정기는 물론 휴대용 산소농도측정기도 지급되지 않아 사고가 유발됐다.


질소가 유입되는 밀폐된 공간은 작업 전 질소의 유입부터 차단하고, 충분한 환기를 통해 산소의 농도를 정상으로 회복시킨 후 진입해야 한다. 이를 위해 1)산소농도와 연동된 잠금장치를 설치하고, 2)적정공기 유지를 위한 급·배기 장치의 설치가 요구된다. 또한 3)협력업체가 작업을 수행하는 경우 주관 부서에서 작업감독자를 상주시켜 협력업체 작업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출처] 안전보건공단 블로그|작성자 안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