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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6-23 09:58
환기하지 않은 밀폐공간 작업 중 작업자 질식 사고
 글쓴이 : 경남안전기…
조회 : 8,077  
환기하지 않은 밀폐공간 작업 중 작업자 질식 사고



사료 배합이 이뤄지는 발효기 내부나 하수구 등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밀폐공간은 산소농도가 다른 곳보다 낮습니다. 특히 기온이 크게 오르는 여름철에는 미생물이 급격히 번식하므로 다른 때보다 더 환기와 안전장비 착용에 신경 써야 합니다. 진입 전 산소농도를 점검하는 것은 스스로의 안전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입니다.  



오후 반차까지 앞으로 2시간


이날 오후에 데이트가 예정돼 있었던 박 씨. 공장장 최 씨에게는 이미 이틀 전에 반차를 허락 받아 오전 작업만 마치면 되는 날이었습니다. 이날 박 씨의 임무는 혼합사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원료들을 혼합해 발효시키는 대형 고체발효기 내부를 청소하는 작업. 


평소 밀폐돼 있던 고체발효기 내부는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산소 농도가 15% 미만으로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박 씨는 과거 고체발효기 청소를 할 때면 오전 내내 출입구 덮개를 열어 환기를 시킨 뒤 오후 늦은 시각에 들어가 청소를 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이 날은 달랐습니다. 오후 반차까지는 앞으로 2시간 남짓. 오전 내내 출입구를 열어 둘 여유가 없었습니다.



‘출입구 근처에서부터 서서히 작업하면 자연히 환기도 되겠지’ 하고 생각한 박 씨는 4분 뒤인 10시 4분 아무런 안전장비도 없이 고체발효기 내부로 진입했습니다. 고체발효기 주변에서 각자 맡은 구역을 청소하거나 설비를 점검하던 동료들이, 고체발효기 내부에서 박 씨가 부르는 콧노래를 듣고 키득키득 웃었습니다.


그런데, 박 씨가 내부로 진입한지 5분이 넘은 10시 10분경. 고체발효기 내부 원료들의 무게를 표시해주는 전자식 무게계측기의 수치가 갑자기 크게 솟구쳤다가 이내 잠잠해졌습니다. 내부에서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일까? 하지만 이미 각자 작업에 몰두하기 시작한 동료 직원들은 찰나의 순간 요동친 계측기의 수치를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산소결핍, 여러 명의 희생자를 남기다


시간은 흘러 어느덧 11시. 동료 작업자 홍 씨와 김 씨가 고체발효기 주변에 다가와 박 씨를 은근히 불렀습니다.


“형님~ 이제 작업 마무리하고 꽃단장 하셔야죠~”


그러나 대답 없는 박 씨.


“어디 화장실이라도 가셨나?”


궁금했던 홍 씨가 박 씨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러자 바로 옆 고체발효기 속에서 박 씨의 벨소리가 울렸다. 한참이 지나도 박 씨가 전화를 받지 않고 벨소리만 울리자 공장의 공기가 서늘하게 얼어붙었습니다.



다음 순간,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은 홍 씨와 김 씨가 박 씨의 이름을 외치며 고체발효기 내부로 진입했습니다. 그러나기조치나 송기마스크 착용도 없이 마음만 앞서 뛰어든 것이 되려 화를 키웠습니다.


김 씨는 들어가자마자 정신을 잃었고, 홍 씨도 출입구 근처 에서 비틀거리며 겨우 버티다가 출동한 119 구조대원들에게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후송됐습니다. 두 사람은 구조대원들의 빠른 응급처치 덕분에 겨우 목숨을 건졌습니다.


하지만, 박 씨는 이미 질식한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난 터라 끝내 눈을 뜨지 못했습니다. 방금 전까지 동료들 옆에서 콧노래를 불렀던 그는 산소 농도가 낮은 밀폐공간에서 자신도 모르는 새 질식해 쓰러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 이 사고, 막을 수는 없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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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환기와 산소농도 측정을 했더라면… | 


재해자는 평소 산소농도 15% 이하로 질식의 위험이 있어 반나절 이상 자연환기가 필요했던 밀폐공간에 단 4분만 환기시킨 후 송기마스크도 없이 진입했습니다. 위험도가 높은 밀폐공간 작업에 별도의 감독 없이 단독작업을 시키고, 환기설비를 갖추지 않은 B 사에게
도 재해 유발의 책임이 있습니다.


유사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1) 작업 전 밀폐공간에 대한 환기를 철저히 실시하고, 2) 작업자 진입 전 산소농도를 측정해 안전이 확인된 상태에서 진입하거나 또는 3) 송기마스크 등의 안전장비를 반드시 착용한 상태에서 진입해야 합니다.


[출처]안전보건공단 블로그|작성자 안젤이